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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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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이용하라〓항생제 원료인 ‘노르플록사신’을 제조 판매하는 인도의 제약회사 ‘닥터 레디스 래보라토리스(DRL)’는 90년대 말부터 거의 반값에 팔리는 중국산 제품의 유입으로 위기를 맞았다. DRL사는 중국으로부터 값싼 원료를 수입하고 상하이(上海)에 합작회사를 세워 중국시장 공략에 나섬으로써 위기를 극복해 냈다.
중국산 저가(低價) 제품의 대량 유입으로 위기에 빠진 인도의 기업들은 이렇듯 중국과 협력하거나 중국에 기업을 진출시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인도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임금 때문이 아니다. 임금은 오히려 인도가 더 싸다. 중국은 항만과 도로시설 등 기간시설이 잘 돼 있고, 전기 등 공공설비 사용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극받아 인도 정부도 통신회사 등 공기업 민영화에 착수했고,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10여곳의 경제특구를 개방했으며, 기업 구조조정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 관계 법들을 완화했다.
▽인도로부터 배운다〓중국은 정보기술(IT)산업에선 강대국이라고 할 만한 인도로부터 배우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는 1월 인도의 실리콘밸리격인 방갈로레 지역을 답사한 뒤 “중국과 인도는 저마다 장점이 있다. 서로에게 배우자”고 강조했다.
이후 인도 IT업계의 강자인 ‘인포시스 테크놀로지사’ ‘사티암 컴퓨터 서비시스’ 등이 중국에 진출했다. 인도 최대의 소프트웨어 교육회사인 NIIT는 중국에 42곳의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칭화(淸華)대, 상하이의 자오퉁(交通)대와도 자매결연을 했다. NIIT는 2005년까지 중국 내 교육센터를 5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엔 양국간 교역량도 크게 늘었다. 98년에는 18억달러였던 교역량은 지난해 35억달러로 배 가까이 늘었다. 2005년경에는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