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독주에 실망” 유럽 反美감정 확산

  • 입력 2002년 2월 5일 17시 49분


‘언아메리카(Un-America)를 자처해온 유럽인들이 점차 안티아메리카(Anti-America)로 가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1일자)에서 유럽인들은 그동안 오랜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우리는 미국과는 다르다’는 의미로 ‘언아메리카’라는 말을 써왔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대외정책에 크게 실망하면서 미국에 대해 적대적인 안티아메리카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언아메리카’라는 말은 미국보다 더 예의바르고, 더 부드럽고, 더 안전하며, 더 현명하고, 더 세계적이며, 더 문명화됐다는 것을 뜻하는 포괄적인 단어로 유럽인들의 긍지와 우월감이 깃들여 있는 단어. 그러면서도 유럽인들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었으며 미국을 존중해왔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그런 유럽인들이 미국의 △교토(京都)기후협약 탈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거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파기 등의 일방적 외교 노선에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까지 겹쳐 이에 대한 불만이 점차 반미(反美) 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뉴욕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유럽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크게 우려하며 “유럽은 지금 곧 통제력을 잃어버릴 강력한 폭주기관차(미국)에 끌려가고 있는 꼴”이라고 탄식했다고 전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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