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 부실채권 36조엔 넘었다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44분


일본 전국의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이 갈수록 불어나 지난해 9월 말 현재 36조8000여억엔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금융청이 1일 발표한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3월 말보다 3조1000억엔(9.5%)이 늘어난 36조7560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3월 금융재생법을 토대로 부실채권 규모가 공개된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특히 일본 정부와 은행들은 지난해 3월 이후 파산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출해 준 악성 부실채권 4조7000억엔을 처리했는데도 악성 부실채권이 6000억엔 늘어난 23조3000억엔으로 집계됐다.

은행별 규모로는 15개 대형은행의 부실채권이 15% 늘어난 20조7000억엔, 지방은행 등 기타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3% 늘어난 16조1000억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형은행의 대출총액에 대한 부실채권 비율도 5.3%에서 6.2%로 악화돼 2003년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5%대로 낮추겠다는 금융청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정부가 부실채권 처리를 경제구조개혁의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도 이처럼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으로 인해 대출받은 기업들의 영업수지가 악화돼 도산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이영이 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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