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外相경질 순간

  • 입력 2002년 1월 30일 11시 59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29일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과 협의를 거쳐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을 경질키로 전격 결정했다. 그는 곧바로 다나카 외상을 불러들여 경질을 통보한 뒤 30일 오전 1시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질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거칠 것은 전부 거치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다나카 전 외상은 경질을 통보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자신과 총리와의 문답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고이즈미〓이번에 예산(제2차 추가경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 되고, 앞으로도 심의(내년도 본예산)가 있으니까 인사를 나에게 맡겨달라.

▽다나카〓누구의 인사를 말하는 건가.

▽고이즈미〓당신 인사다. 사무차관 인사도.

▽다나카〓사무차관 인사는 확실하게 나에게 맡겨주시면 안 되겠는가.

▽고이즈미〓당신과 사무차관에 대한 인사다.

▽다나카〓경질하겠다는 것인가, 나를.

▽고이즈미〓그렇다.다나카 전 외상의 이 말에 기자들이 놀라면서 “총리가 그렇게 말했느냐”고 확인했다. 이에

그는 “총리의 입으로 ‘나를 경질한다’고 했다”며 “그래서 ‘오랫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하고 자리를 물러나왔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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