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대변인 플라이셔의 8가지 술책

  • 입력 2002년 1월 25일 16시 41분


미국 엔론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비교적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부시를 보호하는 8가지 언론대책이 효과적으로 구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23일 미국 MSNBC방송 인터넷판은 분석했다. 다음은 MSNBC가 소개한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의 언론 대응 기법.

▽맹수에게 먹이감을 준다=엔론 사태 추이를 노려보는 맹수들(기자들)에게 법무부 조사 상황 등 어차피 공개될 정보를 제때 공급, 일단 허기를 채워준다.

▽질문에 대해 질문한다=기자들이 "백악관 관계자가 엔론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느냐"고 물으면 그는 "무슨 전화 말이냐"고 되받는다. 질문의 주도권을 기자들로부터 빼앗는 교란책.

▽일반화하기= "백악관이 엔론을 구제하기 위해 뭔가를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이면 "모든 사람들이 한 것 처럼 백악관도 했을 뿐"이라고 맞받아친다. "공화당이 엔론 자금을 받지 않았느냐"고 하면 "민주당도 받았다"는 식이다.

▽다른 수혜자를 찾는다=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해외에서 엔론의 이익을 대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엔론 뿐 아니라 미국의 기업들과 근로자들을 위해서 그랬다"고 대답.

▽진행상황에 기댄다=그의 주특기. 엔론사가 딕 체니 부통령의 에너지 태스크포스에 어떤 역할을 했느냐고 물으면 "그 문제는 지금 법무부가 조사중"이라고 대답.

▽ '방해작전'을 정당화한다= "에너지 기업들의 정부 접촉 사실에 대한 감사원 정보를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 언론에 일일이 공개하면 국민들이 정부에 탄원할 권리가 위축된다"고 응답.

▽솔직한 척 한다=아는 것은 다 말해주겠다고 약속한다. '백악관에 관한 진실'은 어느덧 플라이셔 대변인이 말하는 범위안에서 제한되게 된다.

▽"별 것 아니야"=사안의 비중이 큰 게 아니어서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노라고 말한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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