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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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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셀러씨는 2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뒤 관광용 잠수선에서 바다속 풍경을 안내하는 일을 할 예정. 그의 전 직업은 배관공사 회사의 하수구 청소부였다.
슈뢰더 총리와 포셀러씨는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달라 성이 다르다. 하지만 둘은 어린 시절 20년 가까이 한집에서 지낸 둘도 없이 친한 형제로 알려져 있다.
슈뢰더 총리는 2차대전에 나치군 병사로 참전한 아버지의 죽음과 가난, 어머니의 재혼 등 불우한 환경 속에서 도매상점 견습점원을 지내며 고학으로 명문 괴팅겐 대학 법학과에 입학, 변호사가 된 뒤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슈뢰더가 독일의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해 98년 총리에까지 올랐지만 포셀러씨의 생활에 달라진 건 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살았던 독일 중부의 작은 도시 데트몰트에서 의약품 배달, 컴퓨터 외판원 등을 했으며 4년 동안 실업자로 지내기도 했다. 그래도 포셀러씨는 형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고 슈뢰더 총리도 그런 동생을 내버려두었다.
포셀러씨는 실업 중 20여군데에 이력서를 냈다. 물론 이력서를 받은 어떤 기업도 그가 슈뢰더 총리의 동생인줄 몰랐다. 그는 총리 동생임을 밝히고 일자리를 구하라는 주변의 권고를 “나는 독일에 있는 370여만 실업자 중 한사람일 뿐”이라며 거부했다.
포셀러씨는 이번 관광 안내원 자리도 자기 노력으로 구했다. 그의 부인은 “남편은 아무리 어려워도 형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셀러씨의 기사가 실린 빌트지 21일자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의 도화선이 된 보물발굴 사업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특검팀의 발표도 함께 보도됐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