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또 擴戰 시사…“아프간 이외지역도 미군투입 필요”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28분


미군 전투기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최후 거점 칸다하르를 폭격하는 과정에서 미군 2명이 잘못 투하된 폭탄을 맞고 숨졌다고 5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 빅토리아 클라크 대변인은 “B-52폭격기가 칸다하르 북쪽의 반(反)탈레반군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900㎏짜리 대형폭탄이 잘못 떨어져 부근에 있던 미군 2명이 숨지고 중상자 5명을 포함해 20여명이 부상했다”며 “부상자들은 헬리콥터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또 반탈레반 군인들도 상당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NBC방송은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으로 추대된 하미드 카르자이도 이 과정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폭격기에 잘못된 정보가 전해졌거나 입력됐을 수도 있으며 시스템이 오작동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10월7일 시작된 아프간 전쟁에서 작전 중 숨진 것으로 확인된 미국인은 3명으로 늘었다.

미군은 이날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지역에 맹폭을 가했으며 반탈레반군은 미군 공습 지원 아래 토라 보라 지역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습으로 빈 라덴의 오른팔격인 아이만 자와히리(50)가 부상 또는 사망하고 알 카에다 고위간부 1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위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또 수천명의 아프간 전사들이 빈 라덴을 잡기 위해 토라보라 지역으로 모여들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북부동맹은 이날 병력을 증파하겠다는 영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무하마드 카심 파힘 북부동맹 국방장관은 “유엔평화유지군의 역할은 아프간의 정부 청사를 지키는 데 국한돼야 한다”며 “더 이상의 외국군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군사공격은 매우 중요하며 (아프가니스탄 외에) 다른 곳에서도 군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확전 가능성을 거듭 확인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4일 “탈레반의 최후 거점 칸다하르 공략을 위해 지상군을 직접 투입할 계획은 없다”며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미군 투입설을 부인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한 테러 조직 하마스와 관련된 미국 내 자선단체와 은행 회사 등 3곳의 자산을 동결하고 관련 기록을 압수하도록 조치했다.

그중 텍사스주에 있는 홀리 랜드 파운데이션의 경우 지난해 미국에서 모금한 1300만달러를 하마스의 어린이 자살 폭파 테러리스트 발굴과 육성사업에 지원해 왔다고 부시 대통령은 밝혔다.

<하종대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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