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릭스씨는 한국에서 입양됐다. 1985년 5월11일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양부모인 플릭스 부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갖고 있던 대한민국 여권에는 한국명 ‘장진영’, 생년월일 ‘77년 12월 3일’로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이 이름과 생일도 그녀의 프랑스 입양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입양 당시 양부모에게 전달된 한국측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가 가출해 잠시 고모 손에서 자라다 83년 3월30일 경북 대동 시온재활원에 맡겨졌었다.
플릭스 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건강한 여성으로 자란 그녀는 지난해 보름간 한국을 방문, 자신이 맡겨졌던 재활원도 찾는 등 본격적인 뿌리 찾기에 나섰다.
자신을 버린 엄마나 한국을 원망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코레(한국)’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요. 프랑스인으로서의 삶에 만족하지만 뿌리를 꼭 찾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화가가 꿈인 그녀는 내년 2월 자신의 학교 학생들과 한국을 알리는 문화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연락처는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영사과(33-1-4753-6998).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