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佛 입양… 뿌리찾기 나선 초등교사 사라 플릭스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35분


3일은 프랑스 랭스시의 초등학교 교사 사라 플릭스의 24번째 생일. 가족과 친구들이 떠들썩하게 열어준 생일파티 속에서도 그녀의 뇌리에는 ‘내 진짜 생일은 언제일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플릭스씨는 한국에서 입양됐다. 1985년 5월11일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양부모인 플릭스 부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갖고 있던 대한민국 여권에는 한국명 ‘장진영’, 생년월일 ‘77년 12월 3일’로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이 이름과 생일도 그녀의 프랑스 입양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입양 당시 양부모에게 전달된 한국측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가 가출해 잠시 고모 손에서 자라다 83년 3월30일 경북 대동 시온재활원에 맡겨졌었다.

플릭스 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건강한 여성으로 자란 그녀는 지난해 보름간 한국을 방문, 자신이 맡겨졌던 재활원도 찾는 등 본격적인 뿌리 찾기에 나섰다.

자신을 버린 엄마나 한국을 원망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코레(한국)’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요. 프랑스인으로서의 삶에 만족하지만 뿌리를 꼭 찾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화가가 꿈인 그녀는 내년 2월 자신의 학교 학생들과 한국을 알리는 문화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연락처는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 영사과(33-1-4753-6998).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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