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발사는 아프간 전총리 딸

  • 입력 2001년 11월 30일 14시 28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머리를 깍는 이발사는 아프가니스탄 전 총리의 딸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헤어 살롱을 운영하면서 정기적으로 백악관에 들어가 부시 대통령의 머리를 깍는 이 여자 이발사는 자히라 자히르로 아버지가 30년전 아프간 총리를 지낸 압둘 자히르.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편견을 갖고 있는 일부 고객들이 발길을 끊었지만 부시 대통령은 변함 없이 그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다. 이발요금은 30달러. 미 시민권자인 자히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머리도 깎았다.

그는 "부시 대통령도 내 배경에 대해서 잘 안다"며 "그 분의 부모님들이 내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신 것처럼 그분도 잘해주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에도 이발기구를 들고 백악관에 들어갔던 그는 대통령이 "평소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이번에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고 전했다.

조국이 대 테러전쟁의 무대가 돼 가슴 아프다는 그는 자신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던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아프간 국왕(89)이 귀국해 그를 중심으로 입헌군주제가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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