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 “조총련 중앙본부 곧 압수수색”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27분


조총련 계열의 조긴도쿄(朝銀東京)신용조합의 횡령사건을 수사 중인 도쿄경시청은 횡령액의 대부분이 조총련 중앙본부로 흘러간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미 구속된 조긴도쿄 정경생(鄭京生·64) 전 이사장은 95년부터 99년까지 조총련 강영관(姜永官·66·현 중앙상임위원) 전 재정국장의 지시에 따라 8억2000만엔을 가명계좌를 이용해 강 전 재정국장의 계좌에 송금했다는 것. 정 전 이사장은 22개의 가명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마치 대출을 해 준 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총련측은 이 돈을 역시 조긴도쿄측이 융자받은 돈의 이자 등을 갚는 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날 강 전 재정국장을 구속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총련 중앙본부를 압수수색할 방침이어서 이 사건의 파장은 조총련 핵심부에까지 번지고 있다.

조총련측은 경찰 수사에 대해 “민족차별에 따른 과잉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총련 간부들은 22일 “조총련에 해준 융자 중 상당부분이 회수가 어려우며 이것이 파탄요인의 하나가 됐다”고 보도한 아사히신문사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한국민단계의 도쿄쇼긴(東京商銀)의 김성중(金聖中) 전 이사장과 최진명(崔辰明) 전 지점장 등도 이미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경찰이 민단계와 조총련계 민족금융기관에 대해 동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로부터 거액의 공적자금을 받아 새로운 은행을 설립하려는 민단과 조총련에 대해 앞으로 불법경영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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