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獨서 아프간 거국정부 정파 회의 격론 예고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40분


아프가니스탄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4개 정파회의가 27일 독일 본 인근의 독일정부 영빈관인 페터스베르크 호텔에서 열린다.

‘아프가니스탄 토론’으로 이름 붙여진 이 회의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북부동맹 대표 11명 △파키스탄 망명조직 중심의 페샤와르그룹 대표 3명 △이란 망명조직 중심의 키프로스그룹 대표 3명 △로마에 망명 중인 무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측인 로마 그룹 대표 4명 등 모두 21명이 공식 대표로 참석한다.

▽의제〓회의의 최우선 목표는 전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할 과도 거국정부의 구성 방안 도출.

유엔과 서방 일각에서는 먼저 각 정파 대표들로 15인 위원회를 구성하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이 위원회가 임시정부 역할을 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의회 격인 ‘로야 지르가’(부족장회의)를 발족시키고 ‘로야 지르가’가 중심이 돼 과도 거국정부를 구성한다는 것.

하지만 15인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이 모아진다 해도 사실상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을 띠는 이 위원회의 위원 배분을 놓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아프간 정파와 민족 사이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협상 전망〓이번 회의에 과반수 대표단을 파견한데서 보듯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북부동맹측이 회의를 주도할 수밖에 없게 돼있다. 따라서 북부동맹측이 다른 정파들에 얼마만큼의 지분참여를 허용하느냐가 이번 회의의 관건. 과거 무자비한 독재로 아프간 국민들의 인심을 잃은 북부동맹측이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유엔이 이번 회의를 진행할 집행위원회의 정파별 구성비를 북부동맹 5명, 키프로스그룹 4명, 페샤와르그룹 3명, 로마그룹 4명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부동맹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변수는 북부동맹 내 이민족들간의 ‘밥그릇 싸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 특히 수도 카불 입성은 타지키스탄계가, 전략 요충인 마자르이샤리프 점령은 우즈베키스탄계가 주도했고 북부동맹 내 하자라족도 중북부의 주요 도시인 바미얀을 차지한 상태여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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