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배아 복제성공 뜨거운 논란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3시 57분


미국의 생명공학연구소인 ACT사가 25일 질병치료용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인간배아 복제에 성공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과학과 윤리의 경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뜨겁게 재연되고 있다.

백악관의 제니퍼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어떤 형태의 인간복제에도 반대한다는 것을 이미 100% 분명하게 밝혔다"며 "그는 모든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하원의 법안 통과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하원은 7월31일 인간배아 복제를 통해 다른 인간을 만들거나 난치병 치료 등 과학적 목적을 위해 배아를 복제하는 것을 일절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상원은 아직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아직 입법화는 안된 상태다.

상원의 다수당 지도자인 톰 대슐 민주당 총무는 25일 "인간배아 복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고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은 "이 문제는 큰 논란거리이지만 나는 결국 인간배아 복제를 허용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은 상원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며 "인간배아 복제를 법으로 규제하기에 앞서 이에 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딕 덕번 상원의원은 "우리는 합리적인 선을 그어서 의료분야의 과학적 연구는 계속하되 우리 모두가 원치 않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가톨릭연맹의 레이먼드 플린 회장은 "일부에선 이번 연구를 의학적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나 내가 보기엔 도덕적 붕괴일 뿐"이라며 "신의 손에 있어야 마땅할 인간의 생식이 이제 인간의 손에 놓이게 됐다"고 개탄했다.

이에 ACT사의 마이클 웨스트 회장은 "인간배아 복제는 인간을 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는 그런 것엔 관심이 없다"며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같은 연구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약업계와 생명공학자들은 대체로 이번 연구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신기원을 연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8월 민간연구소 등이 파괴된 배아에서 이미 추출한 줄기세포 60여개에 대해서만 제한적 연구를 허용하고 연방정부의 예산을 엄격한 조건하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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