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협상 재개될듯…美 금주내 특사2명 파견키로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55분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특사를 파견하는 등 중동사태 중재에 다시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켄터키주 루이빌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이-팔 평화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윌리엄 번즈 중동 담당 외무차관과 앤터니 지니 전 중동주재 미군사령관 등 2명의 특사를 이번 주중에 현지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특사들은 이-팔 양측이 △휴전 △6주간의 냉각기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및 다양한 신뢰회복 방안을 구축한 뒤 정치 협상을 재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첼안(案)과 테닛안을 이행하도록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측에는 폭력과 테러 행위 중단 및 테러범에 대한 응징을, 이스라엘에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점령 중단을 각각 촉구했다.

:아라파트의 딜레마: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요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뉴욕 타임스지는 19일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 지하드 등의 테러범 체포를 요구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갈수록 폭력노선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대이스라엘 봉기(인티파다) 이후 700여명이 숨지고 최근 들어 이스라엘이 자치지역을 점령해 주민들의 감정은 크게 격앙된 상태다.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아라파트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주민의 25% 이상이 지하드의 테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게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분석. 반면 아라파트가 40년간 이끌어온 최대 정파 파타의 지지도는 44%에서 35%로 급락했다.

파타의 한 지부장은 “수많은 희생을 치른 지금 ‘이제 그만 싸우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타의 다른 간부는 성공적인 정전(停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군의 무조건 철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간부 암살 중지, 이동의 자유 보장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이를 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의 일부 지식인들은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임기가 이미 만료된 상황임을 지적하며 “선거를 통해 국민적 의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양섭·선대인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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