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사태 막바지 국면…탈레반 항복보다는 자살

  • 입력 2001년 11월 19일 14시 47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군의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는 가운데 쫓기던 탈레반군 일부가 항복 보다 자살을 택하고 한편에선 투항 협상이 진행되는 등 양측 공방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의 빈 라덴에 대한 수색작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군은 18일 B-52 폭격기와 F-14전폭기를 동원, 탈레반군의 마지막 북부 거점인 쿤두즈 지역에 대해 개전이래 최대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북부동맹은 쿤두즈 동부 접근로에 다연발 로켓 발사기와 탱크 2대를 포진시켜 놓고 탈레반 지휘관들과 무전으로 투항조건을 협상 중이다.

북부동맹군 사령관 마히둘라는 이날 "쿤두즈의 탈레반 군이 무선연락을 통해 북부동맹에 조건부 항복의사를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북부동맹이 비(非)아프가니스탄 전사들을 살해하지 않고 유엔 대표단이 항복과정을 지켜보도록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마히둘라는 설명했다.그러나 북부동맹이 이런 조건을 받아들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쿤두즈시를 탈출한 난민들은 탈레반의 투항 협상에도 불구하고 탈레반 병력내 강경파와 아랍과 체첸, 파키스탄에서 건너온 외국인 병력들이 쿤두즈를 장악하고 탈레반 내부의 항복 움직임을 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병력들은 쿤두즈시가 함락되면 자신들이 처형될 것을 우려해 탈레반의 항복시도를 막고 있으며 확성기를 이용해 외곽을 포위하고 있는 북부동맹측에 반격을 펼 것이라는 선무방송을하고 있다는 것.

한편 미국의 CNN방송은 거의 궤멸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군대가 쿤두즈 시에 포위된 채 반군 세력인 북부동맹에 투항하기보다 자살을 택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CNN은 쿤두즈에 있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북부의 최후 거점인 쿤두즈에 있던 탈레반측의 체첸 병사 60여명이 아무 강(江)에 투신 자살했으며 강경파들은 투항하려던 현지의 탈레반 병사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한 북부동맹 지휘관은 북부동맹 부대가 진격해 오자 고립된 탈레반 병사 25명이서로 쏴 죽였다고 말한 것으로 CNN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빈 라덴 추적도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군이 공중에서 각종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빈 라덴을 추적하는 한편 지상에서도 그의 은신처를 정밀수색중이라고 소개했다.

미군은 레이저 유도 매버릭 미사일과 벙커파괴용 폭탄으로 빈 라덴 일행이 은신할 만한 장소를 철저히 폭격하고 있으며 지상에서는 800명의 정예 델타포스 병력이 야간투시경과 섬광 수류탄 등을 갖추고 빈 라덴이 숨어있을 만한 장소를 수색하고 있다.

아프간 현지의 전사들도 빈 라덴을 추적하는 미군 특수부대에 합류하고 있다.

미군의 한 장교는 "명령은 오로지 빈 라덴을 사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8일 폭스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빈 라덴이 아직 아프간내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빈 라덴 체포와 알 카에다의 궤멸이라는 목표가 달성돨때까지 전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대기자·카불·이슬라마바드 AFP 연합>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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