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9개월만에 최저…15달러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조건부 감산 발표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이틀째 폭락, 배럴당 15달러대까지 떨어졌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5.79달러로 전날보다 1.51달러 하락했다. 이는 99년 6월28일 15.71달러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또한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에 비해 1.87달러 떨어진 16.96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경우 무려 2.37달러나 하락한 17.34달러로, 99년 5월3일 16.77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폭락은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비(非) OPEC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조한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1월부터 하루 150만배럴을 감산키로 합의, 감산 돌입이 사실상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수바이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가 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러시아의 상당한 감산이 없는 한 OPEC의 감산은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석유공사측은 “세계 경기 침체와 감산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당분간 국제유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