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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1월 10일 0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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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동맹군을 앞세운 미군은 그동안 탈레반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5주째 마자르 이 샤리프 전선에서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날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최대 전략요충지를 점령함으로써 이번 전쟁은 결정적인 전기를 맞게 됐다.
마자르 이 샤리프의 함락으로 미국 등 다국적군의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마자르 이 샤리프의 전략적 가치는 비록 수도 카불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중간에 거점 도시가 없어 이 도시를 함락할 경우 곧바로 카불로 가는 진격로가 생기기 때문에 그동안 양측간에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이 도시는 특히 아프간 북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탈레반의 방어거점인 서쪽의 헤라트와 분리시키면서 동쪽 카불의 보급로까지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이 있다.
또 비행장과 활주로를 갖추고 있어 미국이 지상전을 펼치기 위한 전진기지로 이곳만큼 적절한 장소가 없다.
미군의 대리해 지상전을 수행해온 북부동맹군에게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군이 공수하는 무기 및 보급품에 의존해 왔지만 마자르 이 샤리프의 점령으로 이 도시와 인접한 우즈베키스탄에서 보급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라시드 도스툼 북부동맹 장군은 이날 “마자르 이 샤리프가 보이는 산 언덕에서 위성전화를 걸고 있다 면서 북부동맹군이 30분 만에 마자르 이 샤리프의 탈레반 저항선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도스툼 장군은 또 북부동맹군이 지난 4일간의 교전에서 탈레반군 500명을 사살하고 수백명을 사로잡았으며, 북부동맹군은 28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하지 모하마드 무하키크 북부동맹군 사령관도 위성전화를 통해 “탈레반 제18사단이 주둔해온 마자르 이 샤리프 외곽의 데흐다디 공항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