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라덴-오마르 제거 양동작전…검거는 못해

  • 입력 2001년 10월 21일 22시 58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내 지상작전은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의 최고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 제거작업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탈레반측은 항전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미국=과거 걸프전 때처럼 대규모 병력과 기갑장비를 동원해 지상전을 치렀던 것과 달리 타격 목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수집에의한‘치고빠지기(hit and run)’ 작전으로 희생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

19일 밤 육군 특수부대인 레인저와 그린베레 등을 투입해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탈레반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특수부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기습작전을 펴고 3시간여 만에 철수했다”고 밝혔다.

100여명의 레인저 요원들은 탈레반 정권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인근의 비행장에 침투해 탈레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각종 장비들을 파괴했으며 영국 언론은 탈레반측에서 25명이 전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익스프레스는 이 교전에 영국 특수부대 SAS도 참가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레인저의 작전지역에서 100㎞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인도양의 키티호크 항모에서 헬기로 공수된 그린베레가 오마르가 머물던 탈레반의 지휘통제본부를 급습해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들을 찾는 작전을 펼쳤다. 뉴욕타임스는 레인저의 교전은 그린베레의 임무를 은폐하기 위한 ‘양동작전’이었다고 전했다. 오마르와 빈 라덴은 현장에 없었으나 그린베레는 이들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중요 서류들을 확보했다고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밝혔다.

▼탈레반 “추가테러 포기”… 對美 항전에 전념키로▼

◆탈레반=미군의 기습작전에 대해 “미군이 착륙하려는 것을 탈레반 군인들이 저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비상 내각은 이날 카불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미군의 본격적인 지상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무기와 탄약을 아프가니스탄 전군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빈 라덴과 오마르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더 이상 다른 나라에 대한 자살테러 공격을 감행하지 않는 대신 미국과의 교전에 모든 노력을 집중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탈레반측이 밝혔다.탈레반측은 빈 라덴과 오마르는 건재하며 500기의 스팅거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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