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유층 신변경호 강화 법석

  • 입력 2001년 10월 7일 19시 16분


지난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국의 부호들이 테러에 대비해 신변경호를 강화하느라 법석을 떨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 미국의 부유층들이 자가용 운전자들을 테러 발생 시 대처 방안을 가르치는 운전학원에 보내고, 경호업체에 의뢰해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학교의 안전실태를 확인하는 한편 정원사 유모 요리사 등의 신원을 새삼 확인하는 등 테러대비책을 세우느라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 경호업체들이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부유층에 유모 가정부 등을 알선하는 일부 업체들도 테러 대비 훈련을 완료한 정예 경호요원들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 판촉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부유층 고객들에게 방탄차량 구입과 함께 집에도 방탄유리와 방독면, 긴급 통신수단 등을 갖춘 안전공간을 마련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워싱턴 소재 한 경호 및 보안전문회사 관계자는 “부유한 가문에서는 만약 미국에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피할 수 있는 안전한 국가가 어디인지를 문의하기도 한다”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테러 사건 발생 후 전세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 항공기 임대회사에서는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항공기와 조종사를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린 실정이다. 또 대부분의 경호회사들이 인원과 지부를 크게 확충하는 등 테러로 인해 더욱 악화된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호업체 IPSA의 존 혼 부회장은 “32년간 업계에 몸담아 왔지만 이토록 많은 기업의 중역들이 부인과 자녀를 보호해달라고 의뢰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불안한 시기에도 부자들은 다르다”며 “이들은 돈으로 두려움을 다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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