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공격 임박…부시 블레어 "행동시기 곧 결정"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31분


미국이 6일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해 본토의 산악사단 병력 1000명을 우즈베키스탄에 배치하자 탈레반이 이에 맞서 우즈베키스탄쪽 국경 경비 병력을 8000여명으로 증강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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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도 7일 미군의 공격 거점으로 확실시되는 퀘타 공군기지 주변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긴급히 다른 곳으로 소개하는 등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6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우리는 탈레반에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고 테러 훈련 기지를 봉쇄할 기회를 이미 부여했다”며 “이제 (대답을 들을) 시한이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중동국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으로부터 결과를 보고 받은 데 이어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별장에서 화상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공격 전략을 점검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행동 시기는 가까운 우방과 상의해 결정할 일이지만 군사 행동 계획은 마련됐다”고 밝혀 개전 준비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영국은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아프가니스탄의 안정을 위해 대규모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지가 7일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탈레반이 무력위협을 중단하면 서방 인질 8명을 석방하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며 일축했다. 그동안 빈 라덴을 넘기라고 탈레반을 설득해온 파키스탄 정부는 7일 “앞으로 어떤 대표단도 카불이나 칸다하르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중재활동 중지를 선언했다.

탈레반은 6일 수도 카불 상공에 미국의 무인정찰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나타나자 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 1기를 발사했으며 우즈베키스탄에는 미국의 공격을 도우면 보복 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는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공격을 위한 기지를 설치해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해 반미 감정 해소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7일 미 국방부가 16∼18일 사이에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한다는 내용의 작전 계획안을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미 군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전 계획안은 16∼18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3단계 시차공격을 개시하는 것으로 돼 있으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순방하기 직전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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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주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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