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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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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와 외교 분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시 대통령은 3일 테러사건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뉴욕을 방문해 재계 지도자를 만나 경제회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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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인근 연방청사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은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 윌리엄 해리슨 2세 JP모건체이스 회장, 케네스 셰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회장, 베시 홀든 크래프트 후드 회장 등 30여명의 재계 지도자로부터 테러참사 이후의 기업 활동과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재계 지도자들에게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으며 정부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의회에 요청한 600억∼7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조속히 승인되기를 희망했다.
이 같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계획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재정적자를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승인해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는 3일 보도했다.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경기부양책이 재정적자를 야기해 장기적으로 금리상승 압박을 줄 수 있지만 지금은 경제 군사 안보적으로 위급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재계지도자와의 회의가 끝난 후 세계무역센터(WTC) 참사 현장을 둘러보며 “국민 여러분이 테러 사건 이전과 다름없는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참가해야만 조속한 경제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 이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미국민들에게 “예전과 다름없이 외출하고 소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실업자가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소비 심리 회복을 호소하는 뜻에서 2일 워싱턴의 앤서니 윌리엄스 시장과 함께 식당에서 스테이크 요리를 먹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기부양책 제시, 제계지도자와의 회동 등 부시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행보에 힘입어 3일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5.92%(88.48포인트)폭등한 1,580.81을 기록했으며 다우존스지수도 1.93%(173.19포인트) 오른 9,123.78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의 상승 폭은 4월 18일 8%가 폭등한 이래 5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