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테러전면전 선포…의회연설 "빈 라덴 즉각 인도" 촉구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23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테러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의 배후조종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즉각 인도하라고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에 △빈 라덴의 테러조직 지도부 신병 인도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의 즉시 폐쇄 △미국인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에 투옥된 모든 외국인 석방 △외국 보도진과 외교관 구호요원 보호 등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은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가 폐쇄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이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며 “이 같은 요구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테러리스트들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는 21일 “탈레반 정권은 결코 빈 라덴을 미국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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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의 시장은 이날 연합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빈 라덴의 소재에 대해서는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는 등 여러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군에 대해 “미국이 행동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군사행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 국민에게는 “테러와의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직면하게 될 투쟁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울러 전세계에 대해 “우리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테러리스트들의 편에 설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촉구하면서 “미국은 오늘 이후 테러리즘을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모든 국가를 적대적인 정권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중앙정보국(CIA) 등 관련 연방 기구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국가방위부(Office of Homel-

and Security)를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장관급인 책임자에 톰 리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임명했다.

미 국방부는 21일 오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에 머물던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인도양으로 출발시켰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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