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응징 전쟁]"빈 라덴, 지하드 조종"

  • 입력 2001년 9월 15일 02시 28분


알 세리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은 11일 납치돼 자살비행테러에 이용된 4대의 여객기에 탑승했던 테러범 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번 테러와 관련된 공모자 체포를 위한 각국의 공조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 국방부는 국방부를 덮친 여객기와 피츠버그에 추락한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비행기 블랙박스를 찾아냈다.

▽자살비행테러 용의자 18명 신원 확인〓CNN방송은 미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11일 보스턴 로건공항을 출발해 세계무역센터 1번 타워를 들이받은 아메리칸항공(AA) 11편에는 모하마드 아타와 와히드 알 세리 등 5명의 테러범이 타고 있었다고 14일 보도했다. 또 로건공항을 출발해 세계무역센터 2번 타워를 덮친 유나이티드항공(UA) 175편에는 파예즈 아메드 등 5명의 테러범이 탑승했다. 이 밖에 국방부에 떨어진 AA 77편엔 살렘 알 하즈미 등 4명, 피츠버그에 추락한 UA 93편에는 지아드 자라 등 4명이 각각 탑승했다고 CNN은 전했다. 각 여객기에는 조종 능력이 있는 납치범이 한명씩 포함됐다.

미 수사당국은 이들의 이름을 이미 확보한 테러리스트 명단과 대조한 결과 이집트의 이슬람 과격단체 지하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단체의 우두머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군사조직의 고위 장교인 것으로 미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미 수사당국은 이에 따라 11일의 여객기 자살 테러는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이다가 지하드 일부 등 소규모 조직을 조종해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각국의 공조수사〓국제경찰기구인 인터폴은 미국 테러 대참사를 일으킨 범인 색출을 위해 ‘9월 11일’이라는 특별 조직을 구성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로널드 노블 인터폴 국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긴급 회의를 갖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 구성된 조직은 24시간 가동체제를 갖추고 있다”면서 “인터폴은 이미 40여개국 경찰로부터 이번 테러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해 워싱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블 국장은 또 “새 조직은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두게 될 것”이라며 “인터폴에 가입한 180여개국 대표들은 24∼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회의를 갖고 범인 처벌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덜란드 검찰은 급진 이슬람 조직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4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프랑스 검찰과 정보당국도 자국 내 이슬람 무장조직이 미국의 테러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관리들이 13일 밝혔다. 앞서 미국은 프랑스에서 미국 보스턴으로 비행교육을 받으러 온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1명을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 프랑스인은 아프가니스탄에 수차례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필리핀 수사당국은 마닐라의 베이뷰 호텔을 급습해 폭탄을 소지하고 있던 외국인 테러 용의자 수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블랙박스 회수〓미 국방부는 14일 아침 국방부 건물(펜타곤)에 여객기가 충돌한 현장에서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피츠버그 근처에 추락한 UA 93편 여객기에서도 FDR가 발견돼 워싱턴의 연방교통안전국(NTSB)으로 보내졌다. CVR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블랙박스에서 자동으로 내보내지는 신호음이 포착돼 곧 찾을 수 있을 보인다.

<구자룡기자·워싱턴〓송상근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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