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응징 전쟁]용의자 18명 신원공개

  • 입력 2001년 9월 15일 01시 25분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발생한 자살비행테러와 관련해 범인 체포를 위한 각국의 공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4대의 비행기를 납치해 자살테러를 감행한 납치범은 모두 18명이라면서 이들의 이름 등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사건 현장 2곳에서 비행기 블랙박스를 찾아냈다.

▽각국의 공조수사〓국제경찰기구인 인터폴은 미국 테러 대참사를 일으킨 범인 색출을 위해 ‘9월11일’이라는 특별 조직을 구성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로널드 노블 인터폴 국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긴급 회의를 갖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 구성된 조직은 24시간 가동체제를 갖추고 있다”면서 “인터폴은 이미 40여개국 경찰로부터 이번 테러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해 워싱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블 국장은 또 “새 조직은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두게 될 것”이라며 “인터폴에 가입한 180여개국 대표들은 24∼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회의를 갖고 범인 처벌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덜란드 검찰은 급진 이슬람 조직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4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빔 드 브루인 검찰 대변인은 “로테르담에서 신용카드를 위조한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자 4명을 적발해 이들의 여권을 압수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이들이 미국을 강타한 테러공격과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추가 정보를 밝히길 거부하면서 “수사가 더 진행돼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과 정보당국은 자국 내 이슬람 무장조직이 미국의 테러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관리들이 13일 밝혔다. 앞서 미국은 프랑스에서 미국 보스턴으로 비행교육을 받으러 온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1명을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 프랑스인은 아프가니스탄에 수차례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그에 관한 정보를 프랑스 당국에 부탁한 바 있다.

미국과 필리핀 수사당국은 마닐라의 베이뷰 호텔을 급습해 폭탄을 소지하고 있던 외국인 테러 용의자 수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미국 테러 사건과 동시에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관을 폭파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현장범은 18명〓미 워싱턴포스트지는 11일의 테러 때 미 보스턴을 출발해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은 아메리칸항공(AA) 11편과 유나이티드항공(UA) 175편 등 2대에는 각기 5명의 테러범이 탑승했으며 UA 93편과 AA 77편 등 나머지 2대에는 4명씩 탑승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비행기마다 조종능력이 있는 납치범이 한 명씩 탑승했다. 납치범 가운데 미 플로리다주에 거점을 둔 일부는 테러를 감행하기 전 살림살이를 그대로 둔 채 급하게 가족을 중동지역으로 보냈다는 것. 또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주에 살았던 용의자 1명은 부유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의 아들로 FBI는 보고 있다. 법무부는 플로리다에서 테러에 협력했다는 사람 1명이 FBI에 자수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 회수〓미국 국방부는 14일 아침 국방부 건물(펜타곤)에 여객기가 충돌한 현장에서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VDR)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피츠버그 근처에 추락한 UA 93편 여객기에서도 FDR가 발견돼 워싱턴의 미 연방교통안전국(NTSB)으로 보내졌다. VDR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블랙박스에서 자동으로 내보내지는 신호음이 포착돼 곧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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