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대참사]용의자 10명 추가 체포

  • 입력 2001년 9월 14일 22시 54분


4대의 비행기를 동원한 자살테러와 별도로 2대의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에서 테러를 벌이려던 것으로 보이는 두 그룹의 용의자 10명이 미국 뉴욕의 두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14일 미 언론 매체가 보도했다.

▽뉴욕 공항 10명 체포〓수사당국은 민항기 이륙이 재개된 직후인 13일 오후 4∼5시 뉴욕의 존 F 케네디공항에서 남자 4명과 여자 1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테러가 발생했던 11일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뉴욕행 비행기표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놓았으나 테러 발생 후 비행기 운항이 전면 취소되는 바람에 탑승하지 못했다. 이들 중 4명은 11일 뉴욕의 한 공항에서 신원 확인을 요구받자 달아났었다.

이날 뉴욕의 라가디아공항에서는 남자 5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칼, 가짜 조종사 자격증과 신분증, 탑승편을 지정하지 않은 비행기표를 갖고 있었다. 이들에 대한 체포작전과 추가 테러 위험 때문에 뉴욕 소재 3개 공항은 오후 5시30분경 다시 이착륙이 금지됐다.

▽테러범은 18명〓미 연방수사국(FBI)은 4대의 비행기를 납치해 자살테러를 감행한 납치범은 모두 18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지는 11일 테러 때 보스턴을 출발해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은 아메리칸항공(AA) 11편과 유나이티드항공(UA) 175편 등 2대에는 각기 5명의 테러범이 탑승했으며 UA 93편과 AA 77편 등 나머지 2대에는 4명씩 탑승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비행기마다 조종능력이 있는 납치범이 한 명씩 탑승했다.

납치범 중 플로리다에 거점을 둔 일부는 테러를 감행하기 전 살림살이를 그대로 둔 채 급하게 가족을 중동지역으로 보냈다는 것. 또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주에 살았던 용의자 1명은 부유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의 아들로 FBI는 보고 있다. 법무부는 플로리다에서 테러 에 협력했다는 사람 1명이 FBI에 자수해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각국 수사협조〓프랑스 검찰과 정보당국은 자국내 이슬람 무장조직이 미국 테러사건과 연계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관리들이 13일 밝혔다. 앞서 미국은 프랑스에서 미국 보스턴으로 비행 교육을 받으러 온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1명을 위조 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결과 이 프랑스인은 아프가니스탄에 수차례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그에 관한 정보를 프랑스 당국에 부탁한 바 있다.

미국과 필리핀 수사당국은 마닐라의 베이뷰 호텔을 급습해 폭탄을 소지하고 있던 외국인 테러 용의자 수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미국 테러 사건과 동시에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관을 폭파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박스 회수〓미국 국방부는 14일 아침 국방부 건물(펜타곤) 여객기 충돌 현장에서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VDR) 등 속칭 ‘블랙박스’ 2개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피츠버그 근처에서 추락한 UA 93편 여객기에서도 비행기록장치가 발견돼 워싱턴의 미 연방교통안전국(NTSB)으로 보내졌다. 음성데이터기록장치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블랙박스에서 자동으로 내보내는 신호음이 포착돼 곧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발견된 블랙박스 해독이 끝나면 비행기 피랍과 항로변경, 충돌 직전의 상황 등이 파악될 것으로 보여 수사에 필요한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한 뒤 붕괴시 건물과 함께 파묻힌 두 비행기의 블랙박스는 단시일내에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워싱턴〓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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