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링고 대주교와 결혼 '화제' 성마리아씨 결별 받아들여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39분


아프리카 잠비아의 엠마누엘 밀링고 대주교(71)와 결혼했던 한국인 성 마리아씨(43)가 29일 밀링고 대주교의 결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교황청의 분노를 사고,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편의 ‘결혼 드라마’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한 호텔에서 밀링고 대주교를 만나 결별 이유를 담은 편지를 건네받은 성씨는 그와 3시간 가량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떠나겠다는 남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다른 남자와 만나지 않고 평생 남편의 일을 도울 것”이라며 “밀링고 대주교와 내세에 재결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30일 전했다.

밀링고 대주교는 자필로 쓴 편지에서 “정결을 지키며 평생 교회에 봉사하겠다는 봉헌서약은 내게 결혼을 허용치 않는다”고 말한 뒤 “나 역시 그대의 고통을 알고 있으며 그대를 위해 매일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성씨는 5월 27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주재한 합동결혼식으로 밀링고 대주교와 결혼했다. 이후 밀링고 대주교는 교황청으로부터 파문 경고를 받았으며 결국 14일 교황청을 통해 성씨와의 결별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성씨는 교황청에서 칩거하는 남편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13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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