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과서 구석기 原人 오류"

  • 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33분


일본이 역사교과서에 잘못 기술된 사실을 수정하라는 한국과 중국의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일본에서 잇달아 구석기 시대 관련 역사적 사실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일본인의 역사관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고 있다.

오차노미즈(お茶の水)대학 생활과학부 마쓰우라 히데하루(松浦秀治)조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30만년 전 구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됐던 도치기현 구즈우(葛生) 인골(人骨)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15세기 이후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10일 결론내렸다.

1950년 화석연구자인 나오라 노부오(直良信夫)가 이 인골을 발견해 ‘구즈우 원인(原人)’이라고 명명했었다. 일부 고교 일본사 교과서에는 이 지역을 구석기시대 인골 출토지로 표기해왔다.

그러나 그 후 인골로 보이는 화석 8점 가운데 4점은 호랑이 등 동물의 것으로 판명됐고 다른 4점도 골격의 특징 등에서 원인일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논란이 계속돼왔다.

마쓰우라 연구팀은 구즈우 인골 등을 불소분석과 방사성탄소 연대분석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를 12일부터 교토(京都)대에서 개최되는 일본인류학회·일본영장류학회 연합대회에서 발표한다.

구즈우 지역에는 구석기 추정 인골이 발굴된 후 7억5000만엔이 투입돼 고대생활체험촌이 건립됐으며 ‘구즈우 원인 축제’ 등 각종 이벤트가 열려왔다.

이번 측정 결과에 대해 고고학 전문가들은 “연대분석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인골을 발굴한 연구자들이 자신의 실적을 자랑하기 위해 단편적인 정보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인 재검증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오이타(大分)현 히지리다케(聖嶽)동굴에서 출토된 구석기인 추정 화석인골 역시 정밀분석 결과 중세 이후의 것으로 판명됐다.

일본에서는 구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10여 곳에서 발견됐으나 최근 몇 년간 연대분석을 다시 실시한 결과 대부분 후세의 것으로 판명돼 현재로선 약 1만8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오키나와(沖繩)현 인골이 유일한 구석기 시대의 것으로 남게 됐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 전 도호쿠(東北)구석기문화연구소 부이사장이 미야기(宮城)현 구석기유물을 몰래 발굴지에 파묻은 뒤 발굴한 것처럼 날조한 사실이 드러나 고고학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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