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외상 美서도 돌출행동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37분


'이게 얼마만이냐'
'이게 얼마만이냐'
‘관료와의 전쟁’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는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일본 외상이 미국 방문길에서도 연일 튀는 행동을 하고 있다.

방미의 주목적은 이달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호 의견을 조율하려는 것. ‘중국과 친하고 미국은 싫어한다’는 항간의 소리가 오해임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방미에 오른 다나카 외상은 18일 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미사일방어 체제 구상, 미국의 교토(京都)의정서 탈퇴, 오키나와(沖繩) 미군 훈련장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매체들은 회담 내용보다 외상의 ‘돌출행동’을 크게 다뤘다.

다나카 외상은 파월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바로 취재진에 회담내용을 설명했다. 관례라면 과장급이 설명했을 것이다. 회담 내용을 어차피 관료들이 언론에 흘릴 것이라면 원하는 쪽으로 직접 밝히겠다는 ‘관료 불신’의 뜻을 드러낸 것. 회담장에도 이례적으로 민간인과 공무원 등 통역을 2명 배치했다.

다나카 외상은 17일에는 2년간 공부했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고교를 방문, 친구들을 만났다. 오페라하우스와 박물관 방문 등 일부 일정은 갑자기 취소해버려 수행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공사(公私) 구분조차 못한다’는 비판이 일자 “필라델피아 방문비용은 사비로 처리하겠다”고 맞섰다.

다나카 외상은 16일에는 알링턴 미 국립묘지의 무명용사비에 헌화했다. 본인이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외국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무명용사비에 헌화하는 일은 많지만 외상의 헌화는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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