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정전 요구 거부

  • 입력 2001년 5월 30일 14시 32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양측간 유혈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29일 한 달여만에 안보협상을 재개했으나 미첼위원회 보고서의 권고에 따른 휴전에 합의하는데 실패했다. 양측은 30일 2차협상을 속개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미국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에서 열린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측이 이스라엘의 휴전요구를 거부, 휴전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군연락사무소의 팔레스타인 대표인 레브히 아라파트도 이스라엘측이 팔레스타인에 휴전을 요구했으나 "총격을 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며 미첼보고서는 전면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치안책임자인 아민 엘 힌디는 당면 폭력사태의 책임이 이스라엘측에 있다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봉쇄 해제를 촉구했다. 또 다른 팔레스타인측 협상대표인 타우피크 티라위 정보사령관도 이스라엘은 침략자이며 팔레스타인은 자위차원에서 행동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동특사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에 힘입어 이날 어렵사리 열린 이-팔 안보회담의 주의제는 양측간 분쟁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미첼위원회 보고서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미첼보고서는 양측이 즉각 휴전하고 일정한 냉각기 동안 신뢰구축 조치를 취한뒤 평화협상을 재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그러나 미첼보고서의 핵심 권고사항인 유대인 정착촌 전면동결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측은 안보협상에서부터 정치문제를 다뤄야한다고 주장, 양측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안보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자신이 지난주 선언한 일방적 휴전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이스라엘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안보협상 이후 팔레스타인 지구에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질지 지켜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정책이 결정되겠지만 아직까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말이나 행동으로 폭력을 줄이려 한다는 어떤 징후도 찾아볼 수 없다"고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는 29일 양측간 유혈충돌이 더욱 악화돼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각각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예루살렘=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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