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美 핵무기 일방적으로 감축할것"

  • 입력 2001년 5월 10일 17시 49분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일행은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임성준(任晟準)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실무협의를 갖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를 요청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MD구상은 동맹국과 러시아 중국 등 관련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제평화와 안보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나아가 미국은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할 것이고 이에 대한 러시아측의 동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아미티지,QDR설명…주한 미지상군 감축가능성
- 美 대북유화책 'MD지지' 유도 카드 가능성
- 윈-윈전략 수정 대비 유연성 강화
- "北 김 일철부장 어떤 사람인가" 질문 눈길

회의 후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새로운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대응으로 MD구상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며 “미국이 MD구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동맹국 및 이해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김동신(金東信) 국방,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잇따라 만나 미국의 대북정책 및 MD구상 등을 설명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특히 김 국방장관을 만나 부시행정부의 새로운 국방정책 기본방향을 밝혔다.

그는 4가지 기본방향에 대해 △미국의 전략적 무게중심 축을 아시아로 옮기고 △전방배치 전력(해외주둔 병력)의 의존도를 낮추며 △정보시스템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전력구조를 경량화해 기동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 고위인사가 새 국방정책의 골격을 한국측에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임 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병행해서 발전돼야 한다”며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또 “최근 북측의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희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고 아미티지 부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북-미 대화 의사표명에 대해 “북한이 진지하게 미사일 발사유예 같은 ‘성의’를 보일 때 미국은 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북-미 대화가 열리고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이날 저녁 1박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인도로 출발했다.

<이철희·김영식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