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MD구상은 동맹국과 러시아 중국 등 관련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제평화와 안보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나아가 미국은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할 것이고 이에 대한 러시아측의 동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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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후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새로운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대응으로 MD구상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며 “미국이 MD구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동맹국 및 이해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김동신(金東信) 국방,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잇따라 만나 미국의 대북정책 및 MD구상 등을 설명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특히 김 국방장관을 만나 부시행정부의 새로운 국방정책 기본방향을 밝혔다.
그는 4가지 기본방향에 대해 △미국의 전략적 무게중심 축을 아시아로 옮기고 △전방배치 전력(해외주둔 병력)의 의존도를 낮추며 △정보시스템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전력구조를 경량화해 기동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 고위인사가 새 국방정책의 골격을 한국측에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임 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병행해서 발전돼야 한다”며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또 “최근 북측의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희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고 아미티지 부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북-미 대화 의사표명에 대해 “북한이 진지하게 미사일 발사유예 같은 ‘성의’를 보일 때 미국은 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북-미 대화가 열리고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이날 저녁 1박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인도로 출발했다.
<이철희·김영식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