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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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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부보좌관 등 고위 관료들이 동시에 대거 투입됐다. 아시아에선 아미티지 부장관이 제임스 켈리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함께 7, 8일 일본을 방문한데 이어 한국(9, 10일)과 인도(11일)를 방문, 정부 고위층에게 미사일 방어는 북한 등의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우방국도 보호하기 위한 방어시스템임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측은 “북한과의 제네바 기본합의의 개정 가능성 등 대북 정책 검토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아미티지 부장관은 한국에서 미사일 방어망 및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8일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외무성 및 방위청 고위 관계자들에게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사일 방위망을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측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 구상에 대해 적극적인 평가를 피하고 “미국이 검토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는 종래의 태도를 되풀이했다.
켈리 차관보는 서울 방문 후 별도로 호주(11∼13일) 싱가포르(13, 14일)를 거쳐 중국(14, 15일)을 방문, 미사일방어체제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해명할 예정이다. 그는 16∼18일엔 베트남을 방문한다.
유럽 국가엔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해들리 NSC 부보좌관, 마크 그로스먼 국무부 차관 등이 나선다. 8일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를 방문, 회원국들에 미국의 의도를 설명한 뒤 이날 오후 영국 런던을 찾는다.
이어 2개 팀으로 나뉘어 월포위츠 부장관과 해들리 부보좌관은 프랑스(9일) 독일(9, 10일) 폴란드(10일)를 차례로 방문하고 11일에는 모스크바를 방문, 미사일 방어체제 추진에 따라 72년 미국과 구 소련이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폐기가 불가피함을 통보할 계획이다. 그로스먼 국무부 차관은 네덜란드와 덴마크(9일) 이탈리아(10일) 터키(11일) 등을 잇달아 방문한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외교 설득 작업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많은 국가들이 이로 인한 군비경쟁 촉발과 미국의 패권 추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순방으로 국제적 공감대가 쉽사리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1일 독일 프랑스 영국 캐나다 정상과 NATO 사무총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