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반응]러 "전세계 안보체제 위협" 비난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및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무용론을 주장한 데 대해 각국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1972년 미국과 ABM 협정을 체결한 러시아를 비롯해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이 새로운 무기개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2일 “미국이 ABM 협정을 폐기할 경우 전세계 안보체제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나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 “미국의 MD체제 구축에 대해 우리도 할 말이 있다”며 “미국측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요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일방적 행동을 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며 “미국은 계획추진에 앞서 서방 동맹국은 물론 다른 국가와 먼저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2일 “미국이 ABM 협정을 폐기할 경우 전 세계의 안보체제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새 무기경쟁을 막고 우주를 무기 없는 곳으로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체제 강행에 조심스럽게 반대했다.

반면 일부 유럽 동맹국들은 직접적인 지지를 천명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협의해 방어체제를 추진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환영했다.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은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한다”면서 미사일방어망구축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과 논의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약속을 환영했다.

워싱턴을 공식 방문중인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부시 대통령의 계획은 독일 정부의 견해를 확인한 것”이라면서 환영했다.

중국정부는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일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MD체제 강행은 새로운 군비경쟁과 대량파괴무기 확산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21세기 세계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부시 대통령은 3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세계기후협약에서 탈퇴하면서 회원국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해 이번 MD건도 미국의 독단적인 처사임을 은근히 비난했다.

미국 정가에서는 미사일방어체제 구축 계획에 대해 공화당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시한 반면 민주당은 여러 가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대조를 보였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가장 쓸모 없는 것 중의 하나”라면서 민주당은 MD체제 구축 비용과 가능성, 그리고 국제적인 추이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래리 크레이그 상원 공화당 정책위원회 의장, 조지 앨런 상원의원(공화당) 등은 “부시 대통령의 계획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미사일방어체제가 순전히 방어를 위한 것임을 동맹국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정미경기자·모스크바·베이징〓김기현·이종환특파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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