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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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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에 좋다는 세간의 인식 때문에 해마다 떼죽음을 당하던 물개들이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덕분에 포획의 수난을 모면하고 있다.
25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캐나다 해안에서 한 해 25만마리씩 잡히던 물개들이 가죽과 해구신(海狗腎)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포획량이 작년에는 9만마리로 급감했다는 것.
해양 전문가들은 이처럼 물개 포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가죽 가격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비아그라의 출현으로 아시아인들이 정력제라고 믿는 해구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는 한국인 정상조씨는 “과거에는 매년 20개 이상의 해구신을 팔았으나 요즘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가격도 100달러대에서 70달러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뉴펀들랜드에서 물개 가죽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캐나다인 칼 셜리번도 “비아그라 때문에 해구신을 찾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물개 사냥이 캐나다 북부 지역의 어부들에게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4월에 큰돈을 벌 수 있는 부업이었으나 가장 큰 수입원이던 모피와 해구신 가격이 떨어지면서 아예 물개 사냥을 포기하는 어부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물개 사냥업계에서는 물개고기를 비롯해 물개고기를 이용해 만든 소시지와 피자 등의 신상품을 만들어내는 등 나름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