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석불 끝내 먼지로…"파괴작업 막바지"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35분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불상 파괴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5일 보도했다.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보문화장관은 “바미안의 마애석불 2개가 거의 부스러기로 변한 것을 비롯해 헤라트와 가즈니, 카불 등에 있는 불상의 파괴 작업이 3분의 2 이상 진행됐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바미안 석불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내 불교 유적의 파괴를 중단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탈레반 정권이 불상 파괴 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상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탈레반 정권의 불상 파괴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유네스코 일본협회는 아프가니스탄 군사정부에 의한 불상 파괴를 중지시키기 위한 서명과 모금운동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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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짓밟는 盲信의 횡포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 유네스코 친선대사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능하다면 불상을 수리하고 또 아프가니스탄 밖으로 불상을 일시 이전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미안 마애석불 2개는 2세기 경에 세워진 높이 53m, 37m의 세계 최대 불상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아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이들 석불은 1979년 시작된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러시아 병사들이 이름을 새기는 등 훼손하기 시작했으며 98년 내전 당시에도 폭격으로 머리와 다리 부분이 부서진 상태였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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