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D지지-반대 유보 … 정부 공식입장 발표

  • 입력 2001년 3월 2일 17시 0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추진과 관련해 찬반(贊反) 표명 없이 ‘그 의도를 이해하고 국제평화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빈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정부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동맹국 및 관련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NMD 문제에 대해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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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관은 또 “오늘날의 세계 안보상황은 냉전시대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접근도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이런 새로운 접근방법을 추구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미 정부가 아직 NMD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립하지 않았고 우리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한 적도 없지만,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의가 확산돼 정부 입장을 정리해 알리는 것이 국민과 관련국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표된 한―러 공동성명에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제한조약의 보존과 강화’ 조항이 담긴데 대해, 나라 안팎에서 한국이 마치 미국의 NMD 추진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지자 이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의 다른 고위당국자는 “한국이 NMD를 반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NMD와 관련한 세계적인 추세가 대화 내지는 이해, 관망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만큼 우리도 그에 맞게 조금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이 문제를 조금 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정빈 외교 발표 전문▼

▲오늘날의 세계 안보상황은 냉전시대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에대한 접근도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함.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추구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부시 대통령의지도력을 신뢰하는 바임.

▲우리는 미국정부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동맹국 및 관련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 문제에 대처해나가기를 바람.

<윤승모·부형권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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