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잠수함 승선 민간인, 통제실 레버 조작

  • 입력 2001년 2월 16일 01시 51분


일본 우와지마(宇和島) 수산고 조업실습선 에히메마루호와 충돌사고를 일으킨 미국 핵잠수함 그린빌호에 승선한 한 민간인이 잠수함 통제실의 부상 레버를 조작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충돌 사고 당시 그린빌호에 타고 있었던 민간인 존 홀은 이날 미국 NBC 방송의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부상훈련을 시작하는 레버를 당겼으며 바로 옆에 승무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통제실안에는 홀 이외에도 또 한명의 민간인인 토드 도맨이 함께 있었다.

홀은 “잠수함 함장으로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레버를 당겨보고 싶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레버를 조작할 당시 함장과 승무원들이 뒤에서 지켜보며 철저히 통제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해군의 토머스 파고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실습선의 충돌 및 침몰의 책임이 잠수함의 함장 및 승무원에게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5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비공개 브리핑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린빌호 승무원들이 실습선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파고 사령관의 이러한 발언은 에히메마루호의 충돌 및 침몰의 책임이 이미 직위해제된 그린빌호의 스콧 웨들 함장과 승무원들에게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홍성철기자·호놀룰루외신종합〉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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