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센터는 좋겠네"…750억원 기부받아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55분


미국의 문화 예술계를 선도하고 있는 케네디센터가 14일 5000만달러(약 750억원)라는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다. 케네디센터 30년 역사상 최고 액수일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문화 예술 단체에 대한 기부금 중에서도 사상 최고액이다.

이런 거금을 쾌척한 주인공은 미국 공연 예술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쿠바 출신의 억만장자 알베르토 빌라(60·사진). ‘아메린도 투자 자문회사’ 회장인 빌라씨가 기부한 돈은 앞으로 10년 동안 케네디센터가 주관하는 러시아 키로프 발레 오페라단의 공연과 각종 전문 매니저 양성프로그램을 위해 사용된다.

빌라씨의 공연 예술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그가 최근 수년간 공연 단체들에 기부한 돈만 대략 1억5000만달러. 여기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오페라 발레단(1400만달러)과 로스앤젤레스 오페라단(1000만달러)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주엔 워싱턴 오페라단에 800만달러를 내놓았다. 그는 또 런던의 로열오페라하우스, 이탈리아의 라스칼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유수의 오페라단의 주요 투자자이다. 그는 쿠바혁명 때 가족과 함께 무일푼으로 조국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빌라씨가 야후와 아메리카 온라인, 시스코시스템스 등 주요 인터넷 기업에 초창기에 투자함으로써 큰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재산이 대략 50억달러.

케네디센터 이사장인 마이클 카이저는 “기부자들은 보통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이나 상징물을 남기고 싶어하지만 빌라씨의 돈은 오직 공연을 위해 쓰여지는 만큼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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