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핵연료 수송선 일본으로 출발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37분


핵연료를 실은 영국 국적의 수송선 2척이 19일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항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한다고 프랑스 핵처리업체인 코제마(COGEMA)가 17일 발표했다.

코제마가 일본으로 핵연료를 수출하는 것은 99년 7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코제마는 핵연료 운반은 99년의 경우처럼 영국 국적의 수송선 퍼시픽 핀테일호(5087t)와 퍼시픽 틸호(4648t)가 맡으며 일본 가시와자키(柏崎)항구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운항 경로와 도착 일자는 출항 후에나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제마는 이번에 선적될 핵연료는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물인 혼합핵연료(MOX)이며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들이 발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는 18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16개의 원전이 2010년까지 MOX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핵연료의 안전성과 악용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핵연료 수송에 반대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번에 운반될 핵연료는 모두 230㎏에 달하며 이는 원자폭탄 2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주장했다.

또 핵연료 자체의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핵연료가 해상에서 강탈당할 경우 불순한 세력에 의해 무기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피스는 핵연료를 운반하는 도중에 운송 선박이 폭풍 등을 만날 위험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코제마측은 이번에 운반될 플루토늄은 농도가 낮아 핵무기를 만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40여명의 그린피스 대원들은 17일 밤 셰르부르항에서 핵연료 선적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앞서 16일 밤에도 수출용 핵연료의 운반을 막기 위해 셰르부르항 인근 코제마 공장으로 연결되는 철길을 가로막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프랑스 법원은 16일 그린피스 대원들에 대해 일본행 핵연료를 실은 2척의 선박으로부터 육상에서는 100m, 해상에서는 300m 떨어질 것을 명령하고 이를 어길 경우 5만달러(약 6400만원)의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99년 퍼시픽 핀테일호와 퍼시픽 틸호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과 호주 동쪽 공해상을 거쳐 2개월 간의 항해 끝에 일본 후쿠시마(福島)항에 도착했다. 일본은 2010년까지 핵연료 해상운송을 계속할 예정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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