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독일 외무 장관 '설상가상'

  • 입력 2001년 1월 16일 00시 35분


재야 시절 경찰관 폭행 사건으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이번엔 국제적인 테러리스트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나와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51)의 무기를 피셔장관이 재야 시절 숨겨준 적이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자칼은 75년 동료 5명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장에 난입해 3명을 살해한 뒤 각국 대표 11명 등 7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는 등 각종 테러를 주도하다 97년 체포돼 종신형 선고를 받고 현재 프랑스에서 복역 중이다.

앞서 자칼은 13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74년 친구들과 함께 살던 피셔의 프랑크푸르트 집에 기관단총과 폭탄 등을 감췄었다고 주장했다.

고교와 재야 시절 좌파운동을 주도했던 피셔는 70년대 초 현재 유럽의회 의원인 다니엘 콩 방디와 함께 생활했으며 콩 방디 의원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자칼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셔 장관은 14일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무기와 관련된 어떤 행동도 한 적이 없다”고 자칼 연루설을 부인했다.

피셔 장관은 16일 좌파운동 가담 당시 동료였으며 75년 자칼과 함께 OPEC 회의장 인질극을 주도했던 한스 요아힘 클라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으로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