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스턴서 한국계 총기난동…5명 사망

  • 입력 2001년 1월 10일 10시 43분


50대 한인 남자가 9일 미국 텍사스주휴스턴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일가족 3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 한인 및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휴스턴 경찰국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9일 낮 12시20분께(현지시간) 휴스턴 남서부의 한인도매상가지역인 하윈 센트럴 플라자내 잡화상점 앰코(AMKO) 트레이딩에서 이 가게 주인 장정웅(55세)씨와 부인 장현숙(50대추정), 막내딸 케리(23)양이박기영(50대추정)씨가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박씨는 범행 뒤 이 가게 종업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시간가량 대치하다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겨 자살을 기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한인라디오방송인 휴스턴 라디오 코리아의 이현(39) 실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고 순간을 목격한 종업원 이모씨의 말을 인용, "주인 장씨가 가게 안으로들어오는 박씨를 보고 '오랜만이네'라고 하자 아무 대답없이 카운터에 있던 딸에게총을 쐈으며 이에 놀라 달아나는 장씨를 뒤쫓아가 살해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가게 안에는 손님 8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경찰은 권총 2정을 증거물로 수거했다.

경찰은 장씨 부인이 딸 시신위에 엎어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그녀가 본능적으로딸을 보호하려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민온 지 20년이상 된 박씨는 평소 의처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1주일째 행방이 묘연했던 박씨 부인은 박씨가 운영하는 주유소내 편의점 냉장실 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장씨 가족 살해전 자신의 부인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와 장씨는 몇년전부터 사업관계로 알고지냈으며 두 가족은 친목계를 통해서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최근 부인을 의심하고 장씨가 자신의 인생을 망쳐놓았다고 비난하고 다닌 점 등으로 미뤄 원한관계 및 치정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박씨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적이 있다는 주변사람들의 말에 따라이번 사건이 사업 및 돈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15년 전 휴스턴으로 이민온 장씨는 자수성가한데다 밝고 온화한 성품으로 한인사회에서 신망이 두텁다고 이실장은 전했다. 숨진 케리양은 세딸 중 막내다.

장씨는 사망전 휴스턴 한인경제인협회 자문위원, 휴스턴 라디오 코리아 부사장직을 맡고 있었다.

휴스턴에는 한인이 약 2만명 거주하고 있으며 하윈 센트럴 지역에는 한인 가게1백20여개 등 아시아계 상점 8백여개가 밀집돼 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 미 주요 언론은 최근 미국에서 사회문제화된 총기사고의유형으로 보고 이 사건을 신속히 크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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