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 살던 美갑부 4억달러 전유산 기부

입력 2001-01-04 19:46수정 2009-09-21 12:3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트레일러 속에서 검소하게 살면서도 마음은 한없이 따뜻했던 미국의 한 거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전재산을 대학과 자선복지 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 있는 섬유 기계업체 ‘존 D 홀링스워스 온 휠스’ 그룹의 회장인 존 홀링스워스 2세(83).

▼섬유사 경영하며 검소한 삶▼

지난해 12월 30일 타계한 홀링스워스 회장은 생전에 자신 소유의 부동산 4만2000에이커(5140만 평) 등 4억달러(약 5188억원) 상당의 전재산을 퍼먼대학과 그린빌YMCA, 그리고 각종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그는 잠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진 뒤 숨을 거두었으나 사망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홀링스워스 회장은 94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거부 가운데 208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재산가였다. 하지만 그는 30년이 넘게 본사 공장 뒤편에 있는 초라한 트레일러 속에서 검소하게 살아왔다. 허름한 옷차림으로 평생을 살아온 홀링스워스 회장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고 지역 주민들은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정작 유일한 혈육인 외동딸에게는 한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았다는 점. 단지 손자 손녀들의 대학 학비를 위해 1인당 25만달러의 신탁기금을 적립해 놓았을 뿐이다.

유언을 공개한 홀링스워스 그룹의 앤디 레이저 부사장은 “홀링스워스 회장은 항상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었다”면서 “생전에 모든 기부는 거의 익명으로 했다”고 밝혔다. 레이저 부사장은 또 “홀링스워스 회장은 생전에 ‘돈을 벌게 해 준 사회를 위해 반드시 (재산을) 환원하고 싶다’는 희망을 자주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재산 중 45%는 그린빌의 퍼먼대학, 45%는 홀링스워스 회장이 설립한 비영리재단 이사회가 선택하는 각종 자선단체, 10%는 그린빌의 YMCA에 전달될 예정. 그는 30년대 후반 자신이 한때 다녔던 퍼먼대학과 YMCA에 지난 20여년간 익명으로 많은 기부금을 전달해 왔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학교-자선단체에 내놔▼

자선단체 기부 활동을 전문 보도하는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러피’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1억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례는 모두 8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홀링스워스 그룹은 1894년 홀링스워스 회장의 할아버지가 세운 섬유 기계 제조업체. 그린빌 본사 외에 미국 내 3개 지사와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9개국에 지사가 있고 전직원이 2000여명에 이른다. 특히 양모의 섬유를 가지런히 다듬는 소모기(梳毛機)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