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조각 박차…재무장관에 폴 오닐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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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는 워싱턴 방문에 이어 20일 차기 행정부의 상무장관 등 일부 각료 지명자를 발표하고 종교 지도자 및 민주 공화 양당의 교육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면담하는 등취임 준비작업을 계속했다.

사흘간의 워싱턴 방문을 마치고 텍사스주로 돌아온 부시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돈 에번스 공화당 선거대책본부장을 상무장관에, 쿠바 난민 출신인 멜 마르티네스 플로리다주 오렌지카운티 의장을 주택장관으로 각각 지명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농무장관직에는 앤 비너멘 캘리포니아주 식량농업 장관(여)이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당선자는 17∼19일 워싱턴에 체류하는 동안 주요 각료 후보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했는데 이 가운데는 재무장관으로 사실상 확정된 폴 오닐 알코아 알루미늄사 회장과 국방장관이 유력한 댄 코츠 전 인디애나주 상원의원이 포함됐다.

법무장관에는 마크 래시코트 몬태나 주지사가, 보건장관에는 토미 톰슨 위스콘신 주지사가 유력시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부시 당선자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경쟁자인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한 흑인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흑인 종교지도자를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초청, 흑인과의 화해방안을 논의했다. 부시 당선자는 또 그의 국내정책 가운데 중요한 분야인 교육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명의 상하원 의원을 포함한 교육문제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나눴다. 앞서 부시 당선자는 19일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2시간동안 회동하면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문제와 경제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부시 당선자는 이후 인근의 부통령 관저로 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앨 고어 부통령과 만나 20분간 환담했다.

<이종훈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taylor55@donga.com

▼상무장관 지명 돈 에번스▼

차기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돈 에번스(54)는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1등 공신이다. ‘텍사스 마피아’로 불리는 부시의 친위대를 이끌어 온 핵심 인물로 이번 대선에서 선거본부장과 재정담당 총책을 맡아 선거캠프를 진두지휘했다.

78년 부시가 하원에 출마했을 때 재정본부장을 맡아 인연을 맺었으며 94, 98년 두 번의 주지사 선거때도 측근에서 보필한 부시의 20여년 지기. 69년 텍사스대학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후했고 4년뒤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텍사스주 미들랜드 소재 석유회사인 톰 브라운사의 회장으로겸 최고경영자로 당초부터 상무장관에 유력했고 본인도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플로리다주 개표 논란과정에서 부시측의 대응 전략을 주도하는 등 부시에게 어떠한 직언도 가능한 최측근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상무장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재무장관 폴 오닐▼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의 폴 오닐 회장(64)이 쟁쟁한 경제관료와 금융계 인사들을 제치고 차기 미국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데는 실물경제에 밝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백악관 예산실을 거쳐 공공정책연구소인 랜드코퍼레이션의 소장을 역임한 오닐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알코아를 이끌어오면서 제조업계의 기술혁신이 생산성 향상과 인플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신경제적 관점을 견지해 왔다.

그의 차기 재무부 장관 지명에는 딕 체니 부통령 당선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닐 회장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 이 때문에 부시 당선자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재무부와 FRB의 협조를 잘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농무장관 앤 비너멘▼

차기 농무장관으로 지명된 앤 비너멘(51)은 95∼99년 캘리포니아 식량 농업장관에 발탁돼 농정을 맡았다. 여성으로서는 이 자리에 처음 올라 유능한 인재라는 인상을 공화당 지도부에 심어주었다.

비너멘은 89년 당시 조지 부시 정권 아래서 농무부 부장관을 맡아 이 방면에서 여성으로서 최고위직이 되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정치 가문의 후광을 입고 있다. 아버지 잭 비너멘은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이었다. 잭 비너맨은 닉슨 행정부에서 건강 교육 복지에 관한 부장관을 맡았다. 부녀 2대에 걸쳐 공화당 정권으로부터 인정 받아온 것이다.

비너멘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부시 진영에서 큰 활약을 해왔으며 부시 당선자가 20일 워싱턴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도 동행할 정도로 함께 움직이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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