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번째 父子대통령 배출…부시가문 경사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39분


미국에서 사상 두번째로 부자(父子) 대통령이 탄생했다.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54)는 13일 앨 고어 부통령(52)이 패배를 시인함에 따라 41대 대통령인 아버지 조지 부시(76)의 뒤를 이어 내년 1월20일 43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첫 부자 대통령은 미 건국 초기에 있었다. 2대 대통령 존 애덤스(1797∼1801년 재임)의 아들 존 퀸시 애덤스(1825∼1829년 재임)가 부친이 퇴임한 지 25년 뒤 6대 대통령에 취임한 것.

부시 가문은 프레스코트 셸던 부시(1895∼1972) 상원의원을 시작으로 3대에 걸쳐 대통령 두 명과 상원의원, 주지사를 배출한 명가로 떠올랐다.

부시 당선자의 동생 젭 부시(47)는 현 플로리다 주지사. 그래서 대통령 한 명과 여러 명의 상하의원을 배출한 케네디 가문을 능가했다는 말도 나온다.

부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부시와 어머니 바버라 여사(75)의 후광이 한몫 했다. 선거기간 중 부시 후보는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수시로 선거전략과 유세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부시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8년밖에 안된 아버지로부터 생생한 국정운영 경험을 들으며 중앙정부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해 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현직 대통령인 부시 부자가 백악관에 사이좋게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외에 지금 부시 가문에는 생애 최고로 행복한 여인이 또 한 명 있다. ‘대통령의 부인에서 대통령의 어머니’로 변신한 바버라 여사가 바로 그 주인공.

부시 당선자의 최대 승인으로 손꼽히는 ‘인간적 매력’은 바버라 여사로부터 물려받은 것. 정치 감각이 뛰어난 바버라는 부시 부자에게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 하나다.

부시는 바버라를 “영원한 엄마 사자”라며 “어머니는 언제나 최고의 충고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아버지의 눈과 어머니의 입을 물려받았다”고 말하곤 했다.

프랭크린 스피어스 제14대 대통령의 후손인 바버라는 1941년 19세에 댄스파티에서 예일대에 다니던 부시 전대통령을 만났다. ‘첫 키스의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스미스대를 중도에 그만 둘 정도로 순정파인 바버라는 ‘미국의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국민의 사랑을 받은 최고의 퍼스트 레이디로 꼽힌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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