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선거제도 당장 고치자" 여론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38분


올해 미국 대선에서 드러난 선거인단 제도와 투개표 방식의 문제점들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 총투표에서 33만여표 차로 이기고도 패자가 된 데다 기계식 투개표가 무효표를 양산하는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 현재의 선거인단제를 유권자 직선으로 개혁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간선제는 교통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던 독립 당시 미국 실정에 맞춘 제도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이번처럼 전체 득표에서 지고도 대통령이 되는 경우가 지금까지 4차례에 불과해 굳이 전통을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금까지 직선을 촉구하는 700여건의 헌법개정청원이 있었으나 모두 연방의회에서 거부됐다.

주 개표결과 승자가 해당주의 선거인단 표를 모두 가져가는 ‘싹쓸이’ 방식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USA투데이지는 주 득표수에 비례해 선거인단을 나눠 갖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싹쓸이 방식 역시 독립 당시 각 주가 연방정부에 대해 자율권과 위상을 갖추기 위해 마련한 전통이어서 새 제안이 쉽사리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다.혼란을 일으키는 다양한 방식의 투개표에 대한 개선방안도 쏟아지고 있다.펀치카드식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있는가 하면 천공밥이 쌓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낡은 개표기도 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처럼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투표하자는 주장이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투표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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