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긴박했던 주말…법원 판결 반전에 반전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숨막히는 반전에 반전.’

8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이 일부 카운티의 부재자표 무효요구 소송을 기각한 뒤 9일 오전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 중단 판결을 내리기까지의 상황을 순서별로 정리해본다.

8일 오후 2시 20분 리언카운티 순회법원의 니키 클라크 판사와 테리 루이스 판사는 공동 발표문을 통해 세미놀과 마틴 카운티에서 민주당원들이 제기한 부재자표(세미놀 1만5000표, 마틴 9800표) 무효요구 청원을 기각했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를 단숨에 따라잡을 기회가 물거품이 돼버린 것.

그러나 불과 2시간도 못돼 고어 진영에 서광이 비쳤다. 주 대법원이 오후 4시 마이애미데이드 등 주내 카운티의 논란표(4만3000표)를 손으로 다시 검표하라고 판결한 것. 주 대법원은 “논란표의 재검을 중지시킨 샌더스 솔스 순회법원 판사의 결정에 중대한 법률적 오류가 있었다”고 명시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 시한을 넘겨 무효처리된 팜비치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고어의 344표)를 최종 개표에 포함시키라고 판결했다. 웃고 있던 공화당엔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그러자 부시 진영은 연방대법원에 낸 긴급청원에서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판결한 수작업 재검표가 수정헌법 14조의 평등권을 위반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9일 오전 64개 카운티에서 논란표를 다시 손으로 검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기쁨’은 몇시간만에 산산조각 났다. 연방대법원이 부시의 청원을 받아들여 “플로리다주에서 시작된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하라”며 “11일 오전 11시에 심리를 연다”고 판결한 것. 다시 부시 진영은 두 손을 들어 환호했고 고어 진영은 치명타를 맞아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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