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평화상 수상]고초 이긴 사연 소개하자 기립박수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16분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2000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1시간20분동안 시종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시상식은 세계 각국에 생중계됐다.

▽시상식〓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오후 1시경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했다. 김대통령이 팡파르와 함께 시상식장인 메인홀에 들어서자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스테판 바라트 두에와 정순미 부부의 바이올린 및 비올라 축하 연주 후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경과 보고를 했다. 베르게 위원장이 “시인의 말처럼 첫 번째 떨어지는 물방울이 가장 용감했다”는 말로 보고를 마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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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게 위원장은 이어 김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메달과 증서를 전달했다. 금색 메달에는 노벨의 얼굴과 김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성악가 조수미씨가 ‘아리아리랑’ 등 세 곡의 축가를 부른 뒤 김대통령의 수상 연설이 이어졌다.

30여분간의 연설 도중 참석자들은 세 차례 박수를 보냈다. 특히 김대통령이 신앙 속에 개인적 고초를 이겨낸 사연을 소개하며 연설을 끝내자 하랄5세 노르웨이 국왕 등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 박수를 했다. 연설 내용은 영어와 노르웨이어로 동시 통역됐다.

김대통령이 시상식을 마치고 숙소인 그랜드호텔로 돌아가는 동안 도로변에 나온 교민들이 태극기와 노르웨이 국기를 흔들며 축하하기도 했다.

▽식후 식전행사〓시상식 직후 김대통령 내외는 노르웨이 왕궁에서 하랄 5세 국왕이 김대통령 내외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오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을 위한 공식 연회는 숙소인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김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연회장에 입장하기 전 호텔 2층 베란다로 나와 수상을 축하하며 환호하는 수천명의 오슬로 시민들에게 답례 인사를 했다.

오슬로 시민들은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500여개의 횃불을 손에 든채 최대 번화가인 그랜드호텔 앞길을 따라 수㎞를 행진,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상식에 앞서 김대통령은 오슬로시청 후문 앞 광장에서 공식 행사인 ‘2000명 어린이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 어린이대표 마를렌 영(12)이 김대통령에게 ‘평화의 횃불’을 전달했고, 김대통령은 횃불로 점화대에 불을 붙였다. 어린이들은 ‘세이브 더 칠드런’이라는 노래를 합창한 뒤 김대통령에게 감사장을 증정했고, 김대통령은 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타〓김대통령은 시상식 후 오슬로시청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CNN 토크쇼에 출연했다. 토크쇼는 ‘김대통령 소개’ ‘한반도 평화의 진전’ ‘한국인들의 삶’ ‘김대통령의 인생 역정’ ‘끝나지 않은 책무’ 등 5부로 된 다큐멘터리와 김대통령과의 회견으로 구성됐다. 한편 노벨위원회 룬데 스타트 사무국장은 9일 김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시상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중 노벨평화상 수상자 전원을 초청하겠다”며 김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노벨연구소를 방문, 시상식 연설의 저작권을 노벨위원회에 위임하는 증서에 서명했고, 방명록에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고 썼다.

이어 김대통령은 숙소에서 96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저항운동협의회부의장을 접견했다.

김대통령은 또 8일 영국 BBC방송 ‘BBC 월드’의 닉 고잉 메인앵커와 단독회견을 가졌다. 회견 내용은 10일 시상식 이후부터 15일까지 매일 4, 5회 방송될 예정이다.

노벨위원회의 김대통령 공식 다큐멘터리는 노벨위가 지정한 TWI에서 제작, 보급할 계획. 또 일본의 이와나미(岩波)출판사는 김대통령의 수상 강연을 책으로 낼 예정이다.

<오슬로〓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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