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개정협상 난항…마지막날 회의조차 못열어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42분


한국과 미국간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양국은 당초 협상 마지막날인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합의 결과를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핵심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해 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양국은 협상 결렬에 따른 부담감을 안고 이날 밤 접촉을 계속해 8일 협상이 속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형사재판관할권, 환경, 노무, 검역 등 6개 전 분야에 대한 문안 협의를 했고, 상호간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다”며 “그러나 전날 협상에서 협상의 근간이 되는 몇몇 쟁점에 대한 의견 차가 명확히 드러나, 미측에 ‘입장변화가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끝내 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양측 모두 조기 협상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이제 협상대표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미측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측은 형사재판관할권 분야에서 미군피의자의 신병인도 시기를 현행 ‘확정판결이후’에서 기소시점으로 앞당기는 데 따른 피의자의 법적 권리 보장방안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한국의 사법체계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분야에서도 그 내용과 형식을 둘러싸고 미측이 “다른 나라와의 SOFA에 영향을 주는 높은 수준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미일간의 환경원칙 공동성명’ 수준 이상의 구속력있는 환경조항 신설을 요구하는 한국측과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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