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모리 국적 문제 조사중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5시 09분


일본 정부는 알베라트 후지모리 전(前) 페루 대통령이 일본과 페루 국적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이 27일 밝혔다.

후쿠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국적 문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다 장관은 또 "후지모리 대통령이 우리와 협의는 가졌으나 일본 장기 체류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며 따라서 우리는 아직 그와 관련된 조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뒤 지난 17일 일본에 도착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도쿄에서 사임을 발표했으나 페루 의회는 이를 거부하고 다음날 그를 파면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페루로 이민한 일본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페루인으로 그의 국적에 대해서는 일본과 페루 양쪽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리는 "우리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일본인인지 아닌지 알수 없다"고 말했으나 그가 일본 여권을 지니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만일 외무성이 그에게 여권을 발행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말로 부인했다.

페루 정부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5월4일 발급된 페루의 외교관여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일본에 최고 1년간 머무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대통령에서 파면된 만큼 그의 체류 지위는 재검토돼야 한다.

앞서 페루의 일간지 리베라시온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부모가 당시 일본 영사관에 제출했다고 하는 그의 일본인 출생 증명서 사본을 게재했다. 이 보도가 나온것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망명없이 일본에 체류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날이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친의 호적에 등재됐다면 그는 자동적으로 일본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된다.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 보관돼 있는 그의 부친 후지모리 나오이치 옹은 호적에 '케냐'라는 이름의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돼 있으며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정식 이름이 바로 알베르토 케냐 후지모리다.

페루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으로 봉직하기 위해서는 페루에서 태어나 페루 국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도쿄 교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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