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1면 "모리총리 퇴진하라"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8시 40분


일본의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은 22일자 1면에 ‘국민의 의사는 모리 퇴진’이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형식이기는 하지만 신문사가 공식으로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필자는 이사대우 편집위원인 하야노 도루(早野透)로 주로 정치문제에 대한 글을 써왔다. 칼럼은 우선 모리총리 퇴진운동을 벌이다 돌연 백기를 든 자민당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을 국민에 대한 약속을 저버린 사람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칼럼은 “가토 전 간사장이 내각 불신임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던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다. 주류파의 압력을 견딜 수 없었다면 파벌 회장 자리를 버리고 혼자서라도 국회에 나가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했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이번에 가토 전 간사장의 ‘반란’이 좌절됐지만 이것이 곧바로 모리총리의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칼럼은 “국회가 모리내각을 신임했지만 만약 국민투표로 의사를 확인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아마도 불신임안이 큰 표차로 가결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칼럼은 이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면 총리는 내각 총사퇴와 중의원해산에 따른 총선거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총선거는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은 길은 모리총리의 퇴진밖에 없다”며 용퇴를 주장했다.

현재 자민당 주류파 내에서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권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논의되고 있다.

반면 아사히신문 칼럼은 국민이 모리내각을 원하지 않는 만큼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내각의 이어지는 실정에 따라 지지도가 급락한 점이 퇴진론의 배경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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