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번역 대작 '도쿠가와 이에야스'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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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 이길진 옮김

1부 전9권 /각권 약360쪽 / 8000원/ 솔출판사

대망(大望)은 없다. 이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다.

1970년대 이후 경영자의 조직관리 필독서로, 직장인의 처세 지침서로, 흥미진진한 읽을거리로 장기 베스트셀러 자리를 누려온 ‘대망’(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솔출판사가 일본 고단샤(講談社)와 판권계약을 체결해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원제 그대로 내놓았다. 11월 1부 9권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3부 32권을 완간할 계획.

16세기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한 도쿠가와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이 책이 독서계에 미친 파장은 대단하다. 70년대 초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 100만여질 2000여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민 두 사람 당 한 권 꼴이다. 이 책의 성공과 함께 다른 일본 무장들의 이름을 딴 역사물과 경영서도 붐을 이뤘다.

일본에서도 1950년부터 17년동안이나 신문에 연재됐고 지금까지 1억권 이상이 팔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햇볕 아래 논의되지 못했다. 정식 출판권 계약이 없었고 번역 과정에서 오역 누락이 많았다는 점 이외에도, “왜 하필 조선 침략에 가담한 왜장의 미화에 한몫 끼느냐”라는 눈총이 뒤따랐기 때문.

“아닙니다. 조선침략이 헛된 야망이었음을 책은 낱낱이 밝히고 있어요. 조선 민중의 항거가 침략을 실패로 이끈 것과 이순신의 활약상도 상세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번역자인 이길진씨(67)는 책을 민족주의적 잣대로 배척하는 것은 ‘평화의 본질’을 탐구한 책의 주제에 비춰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문학 번역에만 40년 이상 매달려온 그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오에 겐자부로의 ‘사육’등 문학적 향기 높은 작품들도 번역한 베테랑. 각권 말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등장인물과 전국(戰國)용어사전, 도량형 관직 대조표, 갑옷 투구와 장수들의 문장 등을 화보로 실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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