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行꿈 이룬 우크라 테테라씨… "실력 발휘하고 싶어"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59분


“동양무술인 합기도를 익힌 탓인지 한국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우크라이나 출신의 프로그래머, 코스탄틴 테테라(34)는 16일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러시아과학자 사이에 부는 ‘코리아 드림’ 때문이다. 그는 경기 안양시에 있는 LG산전 중앙연구소에 1년간 근무하기 위해서 홀몸으로 떠났다.

그는 한국행의 가장 큰 이유로 ‘좋은 환경에서 마음놓고 실력 발휘를 해보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키예프과학기술대를 나온 그는 ‘내 분야는 내가 최고’란 자부심이 있지만 그동안 조국 우크라이나의 여건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했다. 일반기업에서 회계프로그램을 운용하거나 신문사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등 생계 때문에 전공분야와 다른 일을 해야 했다.

미래에 대한 전망 외에 경제적 이유도 크다. 한국에 가면 우크라이나에서보다 8배정도 보수를 더 받는다. 한국의 새 직장에는 러시아 엔지니어가 10여명이나 있다. 기업체 연구소가 몰려 있는 수원 등지에는 자그마치 500여명의 구소련 출신 과학기술자가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인지 그는 한국 생활이 그리 외롭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테테라씨는 “1년간 한국에서 살아보고 마음에 들면 가족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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